알 수 없는 사용자 2013. 6. 11. 06:00

원자재의 변신은 무죄

대변화의 바람이 불다



Commodity Futures Modernization Act

STEPHEN JAFFE / AFP / GETTY

If you had to pick a single government move that did more than any other to muck things up, it was probably this bill, passed by a Republican Congress and signed into law by lame-duck President Bill Clinton in December 2000. It effectively banned regulators from sticking their noses into over-the-counter derivatives like credit default swaps. There's no guarantee that regulators would have sniffed out the dangers in time. But banning them from even looking sent a pretty clear anything-goes message to OTC derivatives marke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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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 년 12월 21일에 임기 말의 클린턴 대통령이 '상품선물현대화법(CFMA: Commodity Futures Modernization Act)'을 서명하는 장면.



2000년 12월 15일, 공화당의 부시와 민주당의 고어가 맞붙은 제43대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재검표와 당선자 확정 소송 등으로 일대 혼란이 일어났을 때, 미국 의회는 1,100여 개의 법안 속에 '상품선물현대화법(CFMA: Commodity Futures Modernization Act)'을 섞어 넣어 조용히 통과시켰다.


그해 12월 21일에 임기 말의 클린턴 대통령이 서명을 함으로써 법안은 정식으로 발효되었다. 훗날 글로벌 금융위기의 공범으로 지목되는 CFMA가 탄생되는 순간이었다. 


당시 세계 7위의 에너지 기업이던 엔론사는 이 법을 통과시키기 위해 의회와 감독 당국에 은밀하게 로비를 벌였다. 또 다른 이해관계자인 금융 업계에서도 전문 로비스트를 고용하여 입법 과정에서 관여했다. 


CFMA가 금융 시장과 원자재시장에 미칠 영향력을 간파했기 때문이다. CFMA의 탄생은 장외파생상품 거래를 활성화시켜서 금융사장에 활력을 불어넣으려는 월가와 당국의 이해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CFMA는 한마디로 '장외 및 역외 파생상품 거래에 대한 규제 철폐'로 요약할 수 있다. CFMA가 발효되면서 부채담보부증권이나 신용부도스와프 등 고위험군에 속하는 신용파생상품들이 아무런 규제 없이 거래되기 시작했다. 


또한 원자재시장에서도 원유 등의 에너지와 금속을 면제 대상으로 규정하면서 장내거래에 대해서만 최소한의 감독을 받게 되었다. 이러한 변화는 원자재시장의 대변신을 이끄는 촉매 역할을 했다.


CFMA 효과는 눈에 띄게 나타났다. 규제 철폐로 감시자가 없어진 시장에는 투기세력들이 활개를 쳤고, 유가는 8년에 걸쳐 다섯 배 이상 상승했다.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등의 대형 투자 은행들은 장외 에너지파생상품 거래 규모를 급격히 늘렸다. 특히 골드만삭스는 원자재가격지수(GSCI)를 판매하여 원자재 간접 투자 시장의 60% 이상을 장악했다.


석유수출기구(OPEC)에 따르면, 2008년 6월 세계의 일일 석유 소비량은 8,700만 배럴이었으나, 파생시장에서 거래되는 석유량은 자그만치 13억 6,000만 배럴에 달했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도 2008년 유가 상승에 70% 정도는 투기와 관련 있다고 언급했다. 원자재시장의 투기와 거품은 그 정도로 심각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를 기점으로 전 세계가 다시 금융 규제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선회하면서 시장은 또 다른 변화를 겪는 중이다.


대형 투자 은행들의 자기자본거래가 제한되었고 투자자들이 보유할 수 있는 포지션 한도도 새롭게 정비되었다. 하지만 투자 은행들은 이러한 변화에 발맞추어 원자재 부문의 분사를 통해 규제를 피하고 있다. 


투자자들도 수익률 제고를 목적으로 원자재에 대한 애정의 끈을 여전히 놓지 않고 있다. 따라서 금융규제 개혁의 파고가 CFMA로 인해 촉발된 원자재시장의 대변신을 넘어서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Source: '당신만 몰랐던 국제금융 이야기' 국제금융센터 원장 이성한 지음, 21세기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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