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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vestment Research Report/Currencies(환율)

북한보다 일본이 더 위험?

10, April 2013 6:00 am

북한보다 일본이 더 위험?

By Joseph S. Park                                                                                                                                                                              

일본의 재정 완화 정책이 독이 되면, 우리나라엔 어떤 영향이 있을까?




북한이 최근 군사적으로 우리나라와 주변국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군사적 위험도 마뜩치 않지만, 우리가 간과하고 있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일본 재정의 양적 완화로 발생할 수 있는 우리나라 수출 기업의 수출 경쟁력 문제와 전 세계 금융 시장의 혼란을 꼽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일본은 우리에게 경제적 측면에서 상당한 위험을 초래하고 있지 않나?


2013년 4월 9일 달러 대비 엔화는 98.97엔으로 엔저 현상이 계속 유지되고 있습니다. 일본 엔화의 가치가 2009년 4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이는 일본 중앙은행이 내놓은 경기부양책으로 말미암은 여파입니다. 이렇게 되면 엔화가치가 떨어지니, 엔화를 보유한 투자자는 엔화를 팔고 새로운 투자처를 찾게 되는입니다.


벌써 수개월째 전 세계 투자자들이 엔화를 대거 내다 팔면서 미 달러화 대비 엔화 가치가 지난 2012년 9월 이후 29%나 급락했습니다.


현재 엔화는 새로운 하락 압박에 직면해 있습니다. 일부 일본 투자자들이 엔화로 표시되는 국내 국채 시장에서 철수하고,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국외 투자 상품을 물색하고 있는 것. 국내 국채 시장이 일본중앙은행의 추가 자산 매입 프로그램의 주요 표적이 됐기 때문입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전문가들은 엔화 매도세가 이어지면서 앞으로 엔화가 추가 하락 압박에 놓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투자자들은 양적 완화와 통화가치 약세를 동일시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저금리 환경에서는 통화 보유 매력이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이러면 엔화 가치의 하락으로 우리나라 수출 기업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무역수지에 영향을 끼칠 거라 판단합니다.


전문가들의 설명으로는 유럽 국채 시장으로 일본 투자자금이 대거 몰리면서 몇몇 국가의 채권 수익률이 역대 최저치로 떨어지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최근 유럽 채권 시장을 강타한 재정 위기에도, 시장의 규모가 크다는 점과 유로화가 엔화보다 안정적이라는 인식 때문에 일본 투자자들의 발길이 밀려들고 있습니다. 새로운 양상의 엔 캐리를 보여 주고 있습니다.


일본은행의 경기부양책에 따른 파급 효과가 전 세계 금융 시장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일본은행의 조치로 전 세계 금융 시장의 지각변동이 초래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일본에서 흘러들어온 대형 자금 때문에 일부 자산의 가격이 높아지고 그 결과 수익률이 낮아질 수 있다는 것. 그렇게 되면 투자자들이 수익이 높은 상품을 찾아 또 다른 나라로 자금을 이동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결국, 자금의 대이동이 일어날 수 있다는?


시장 관측통들은 이러한 현상을 2008년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이하 연준)가 경기부양책을 내놓았던 것에 비교합니다. 연준과 마찬가지로 일본은행 역시 투자와 소비를 진작하기 위해 장기 금리 인하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일본은행의 주요 목표는 15년간이나 일본 경제의 숨통을 조여온 디플레이션에서 벗어나는 것입니다.


하지만 외환 및 채권 시장의 최근 변동을 전적으로 일본은행의 탓으로만 보는 의견에 대해 회의적인 생각을 보이는 투자자들도 분명 있습니다. 미국의 실망스러운 고용 통계 발표 때문에 연준이 조만간 경기부양책을 철회할 가능성이 불투명해지면서, 투자자들이 보다 위험도가 높은 자산에 투자하게 된 것도 한 가지 원인입니다.


투자자들이 엔화보다 안전한 통화로 표시된 고수익 자산을 찾아 나서는 현상이 나타나면서 이에 따른 최대 수혜자는 다름 아닌 유럽의 국채 시장입니다.


지난 거래일 이틀 동안 프랑스와 네덜란드, 오스트리아, 벨기에에서는 차입비용(10년 만기 채권 수익률을 기준으로 함)이 역대 최저치로 떨어졌습니다.


심지어 재정 위기를 맞은 유럽국들도 수혜를 입고 있습니다. 스페인의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최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지난 2월 총선이 정치적 교착상태에 빠지면서 채권 가격이 폭락한 이탈리아 역시 국채 수익률이 총선 이전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이탈리아의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0.08% 포인트 하락한 4.326%를 기록했습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월요일 10년만기 일본 국채 수익률은 0.514%이었습니다.


J.P.모건체이스의 전략가들은 보고서에서, 앞으로도 일본 투자 자금이 프랑스와 벨기에의 채권 시장으로 몰릴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J.P.모건의 추산에 따르면, 일본 투자자들의 국외 채권 매입 규모는 올해 450억 유로(약 66조 8천억 원) 가량 증가할 것으로 보입니다. J.P. 모건은 떠 일본은행이 일본 정부가 발행하는 국채의 1.6배를 사들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일본 국채를 내다 팔고 그 돈으로 대안 상품에 투자하려는 투자자들이 늘어날 것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일본은행의 자료를 보면, 일본 기관들이 보유한 일본 국채의 규모630조 엔(6조 4,580억 달러) 정도다. 이들 자금 중 상당 부분이 조만간 다른 곳에 재할당될 것으로 보입니다. 역사적으로 일본 기관들은 투자 포트폴리오 변경을 주로 회계연도 1분기(4월 1일 시작)에 실시합니다.


지난주 일본은행은 앞으로 2년 동안 100조 엔이 넘는 정부 국채를 사들이는 방안을 발표했습니다. 그 후 월요일 1차 채권매입을 실시, 1조 2,000억 엔어치의 국채를 사들였다. 4월에 시행되는 총 채권 매입 규모는 6조 2,000억 엔에 달합니다.


일본은행의 조치는 통화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금요일 멕시코의 페소화는 실망스러운 미국 고용 통계 발표에도 미 달러화 대비 반등했습니다. 양국 경제가 서로 긴밀히 얽혀있는 만큼 통상 이러한 상황에서는 달러화 대비 페소의 가치가 하락 또는 보합세를 보이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중∙동유럽 지역의 국채도 일본은행의 영향으로 반등했습니다. 이와 함께 폴란드와 헝가리, 터키의 통화 가치도 일제히 상승했습니다.



Reference; Bloomberg